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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쓰면서 돈 번 기분 들게 하는 '놀이공간'

유명 메이커 거의 절반값 온라인 시대에도 인기 여전 미 방문 한국인 필수 코스 날 잡아 가족 나들이 많아 미국은 소비의 천국이다. 뭐든지 풍족하다. 먹을 것, 입을 것 등 기본 생필품은 대체로 싸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급 브랜드로 가면 얘기는 달라진다. 웬만한 소득이 되지 않고서는 갖고 싶다고 마음대로 척척 사기가 쉽지 않다. 갖고는 싶고, 돈은 모자라고. 그럴 때 20~30%, 많게는 50~60% 싸게 살 수 있다면 혹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아웃렛은 소비자의 이런 심리를 겨냥한 곳이다. 아웃렛(outlet)은 원래 출구라는 뜻이다. 처음엔 제조업체가 생산한 제품을 창고 밖으로 내놓는다는 의미로 사용됐다. 실제로 아웃렛에서는 소소한 마무리가 잘못됐거나 잘 팔리지 않는 제품, 또 시즌이 지났거나 너무 많이 생산돼 팔기 어려운 재고품을 주로 취급한다. 이런 물건은 제값 받고는 팔 수가 없기 때문에 정상가보다 대폭 할인된 가격에 팔아 치우는 것이다. 요즘은 아예 처음부터 아웃렛을 겨냥해 만들어진 제품도 있다. 그런 제품을 주로 판매하는 아웃렛을 제조업체가 중간 유통 과정을 거치지 않고 직접 판매한다는 의미에서 공장 직판장, 즉 '팩토리 아웃렛(factory outlet)'이라 부른다. 아웃렛 매장의 기원은 1960년대로 올라간다. '덱스터슈(Dexter Shoe)'라는 신발회사를 설립한 해럴드 알폰드(Harold Alfond:1914~2007)라는 사람이 잘 못 만들어진 제품이나 과잉 생산된 제품을 공장 근로자들에게 싼 가격으로 판매했는데 이게 인기를 끌자 일반인을 상대로까지 물건을 팔면서 아웃렛이 보편화됐다는 것이다.아웃렛의 확산은 미국인들의 쇼핑 트렌드 변화에도 기인한다. 단순히 제품 구입이 아닌 쇼핑 자체를 하나의 여가나 경험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답답한 백화점보다는 큰 규모와 가족 단위의 다양한 체험이 가능한 아웃렛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진 것이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소비자들의 쇼핑 패턴은 이제 온라인 쪽으로 기울어 가고 있다. 특히 젊은층에겐 온라인 쇼핑이 거의 대세가 되고 있다. 그런 중에도 아웃렛은 여전히 건재하고 있는데 이유가 있다. 첫째는 재미와 가격이다. 둘째는 아웃렛은 갈 곳 많지 않은 도시인들의 휴식공간이다. 오래 전부터 쇼핑은 그 자체로 미국인들의 중요한 소일거리, 혹은 여가 활동 중의 하나가 되었다. 특별히 멀리 갈 곳 없는 도시인들은 1시간 전후의 거리를 운전해 가서 쇼핑도 하고 여가도 즐기는 문화가 정착하고 있는데 그 중심에 아웃렛이 있다. 쇼핑 좋아하는 한국 사람들, 미국 오면 꼭 들르는 곳 중에 하나가 아웃렛 매장이다. 같은 브랜드 제품을 한국에서 구입할 때보다 훨씬 싸게, 다양하게 구할 수 있다는 것이 이유인데, 웬만한 패키지 관광 코스엔 꼭 아웃렛을 넣어야 할 정도로 필수다. 실제로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한국인 여행객들의 아웃렛 쇼핑 후기들을 읽어보면 노골적으로 '눈이 돌아갈 정도'였다는 표현이 심심치 않게 나온다.요즘은 오히려 중국인들의 '싹쓸이 쇼핑'이 더 대세인 듯하다). 참고로 여러 아웃렛 쇼핑 후기나 경험담을 살펴보면 한국인들이 아웃렛 방문 시 주로 사 가거나 좋아하는 브랜드는 정해져 있다. 대개 샤넬(Chanel), 루이비통(Louis Vuitton) 같은 최고 명품을 필두로 코치(COACH), 토리 버치(Tory Burch), 투미(TUMI), 마이클 코어스(Michael Kors), 지미 추(Jimmy Choo), 나이키(NIKE), 아디다스(adids), 언더아머(Under Armour), 노스페이스(North Face), 리바이스(Levis), 타미힐피거(Tommy Hilfiger), 아베크롬비(Abercrombie), 크록스(crocs), 스와로브스키(Swarovski) 등 실용적이면서도 어느 정도 가격 수준을 유지하는 메이커들이다. ◆쇼핑 Tip 가능하면 할인쿠폰 이용 구입 목록 정해야 안 헤매 ①필요한 물건 리스트를 적어 가라. 아웃렛은 넓고 매장도 많다. 선호하는 브랜드 매장을 바로 찾아가지 않으면 여기저기 기웃거리게 되고 충동구매의 유혹을 떨치기 힘들다. ②집중력을 유지하라. 쇼핑은 즐겁지만 물건 고르고 입어 보고 줄 서서 계산까지 하려면 여간한 체력을 요하지 않는다. 집중력이 떨어지면 판단력도 흐려져 아무 물건이나 고르고 후회하기 쉽다. 따라서 가능한 한 시간을 정해 두고 그 시간 안에 쇼핑을 마치겠다는 자세로 임하는 것이 좋다. ③ 할인 쿠폰을 적극 이용하라. 아울렛은 원래 싸게 파는 곳이지만 거기서도 또 추가 할인 기회가 자주 있다. 아웃렛 내 인포메이션 센터에 가면 브랜드에 따라 5~10% 추가 할인 쿠폰을 구할 수 있고 웹사이트에서 모바일 할인 쿠폰을 받아 교환해도 된다. 가끔씩 매장마다 추가 할인 쿠폰을 나눠주기도 한다. ◆미국인 쇼핑 트렌드 79% 온라인 경험…품질 좋고 값 싸면 오프라인으로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2016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인 10명중 8명은 온라인 쇼핑을 한 경험(79%)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래프 참조). 이는 2000년 조사 시 22%만이 온라인 쇼핑 경험이 있다고 답한 것에 비하면 3.5배 가까이 늘어난 비율이다. 휴대폰을 이용한 모바일 쇼핑을 해 본 사람도 51%나 됐다. 15%는 소셜미디어에 공유된 링크를 통해 무엇인가를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예전처럼 직접 매장을 찾아가던 쇼핑 행태에서 온라인이 쇼핑의 점점 대세가 되어가고 있음을 말해준다. 그렇다고 오프라인이 완전히 소멸되는 것은 아니다. 같은 조사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제품 가격이 같고 쇼핑에 투입되는 소요 시간이 동일하다면, 10명 중 6명은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해 구매를 하겠다고 대답했기 때문이다. 또 미국인 10명 중 7명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판매가를 비교한 후 구매를 한다고 답해 물건 구입 시 가장 중요한 고려 사항은 역시 '가격'임을 보여줬다. 양질의 제품 혹은 유명 브랜드 제품을 싸게 살 수 있는 '아웃렛'이 온라인 쇼핑이 대세가 되어가는 시대에도 여전히 번성하고 있는 이유다. 이종호 논설실장

2019-07-13

50세 이상 미국인 1/3이 가입한 최대 비영리 단체

#. 성경 속 인물 이야기를 뺀다면 현대야말로 인류가 가장 오래 사는 시대다. 뿐만 아니라 인간의 수명은 계속 더 길어지고 있다. 현재 65세 이상 3명 중 1명은 90대까지 살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연방센서스국 발표에 따르면 2016년 현재 미국의 65세 이상 인구는 4920만명으로 전체 미국 인구 약 3억2500만명의 15% 남짓이다. 그 비율은 계속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래프 참조 그렇다고 장수가 늘 축복인 것은 아니다. 인구 고령화에 따른 사회 문제는 세계 모든 나라의 고민이 되고 있다. 개인에게도 노화는 온갖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온다. 우선 심리 변화다. 몸보다 먼저 마음이 늙는다는 말이다. 시대가 바뀌면서 저마다 나이 들어가는 방식도 변화하고 있는데 나이듦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와 고정 관념의 잘 변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나이가 들면 자기중심적이 된다는 것은 노년의 가장 큰 특징이다. 사물을 판단하는 기준을 외부 세계가 아니라 자신의 경험과 생각에만 두기 때문에 점점 더 완고해지고 고집스러워진다. 융통성도 줄어든다. 새로운 것은 일단 거부하고 본다. 대신 "전에는 말이야…" "우리 때는 말이야…" 라는 말을 달고 산다. 자주 과거를 회상하는 것도 노년의 특징이다. 나이가 들면 가정이나 사회에서의 위치가 점점 '중심'에서 '주변 인물'로 추락한다. 노인들이 했던 얘기 하고 또 하는 것은 화려했던 주인공 시절의 지난날을 소환하여 자신을 다시 인정받고 싶은 욕구의 발로인 것이다. 그렇다고 모든 노년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사람에 따라 나이듦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그에 맞춰 스스로 변화하려 노력한다. 그런 사람에겐 노년은 새로운 지평일 수 있다. 미처 가보지 못한 신세계요, 젊은 시절과는 비교할 수 없는 안목과 여유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보고 듣고 깨닫는 것이 없다면 쉽지가 않다. 누군가 옆에서 일러주고 도와주고 가르쳐준다면 은퇴 후의 삶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더 풍요로워질 것이다. 일찍이 이런 고령화 현상에 주목하고 은퇴자들을 위한 새로운 무대를 마련코자 한 사람이 있었다. 캘리포니아주의 은퇴교사였던 에델 퍼시 앤드러스(Ethel Percy Andrus)라는 사람이다. 그는 나중에 보험회사 콜로니얼 펜 그룹을 창업한 레오나드 데이비스(Leonard Davis)와 함께 1958년 미국은퇴자협회(American Association of Retired Persons)를 만들었다. 이것이 지금 미국은 물론 세계에서 가장 큰 시니어 커뮤니티 비영리단체가 된 AARP다. #. AARP는 50세 이상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연회비는 16달러다 (부부 중 한 사람만 16달러를 내고 회원이 되면 그 배우자는 50세가 안 되었어도 무료로 가입할 수 있다). 2018년 현재 회원은 3800만 명이다. 이는 미국의 50세 이상 인구 1억 1000만 명의 약 35%에 해당한다. 본부는 워싱턴DC에 있으며 본부 직원은 2100명이 넘는다. 가입 회원의 평균 나이는 65세다. AARP는 원래 은퇴자협회라는 이름으로 출발했지만 1999년부터는 은퇴자협회라는 말 대신 그냥 AARP라고만 쓴다. 더 이상 은퇴자들만을 위한 단체가 아니라 인생 2막, 새로운 지평을 열고자 하는 50세 이상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단체임을 천명한 것이다. 그래서 지금 AARP는 'An Ally for Real Possibilities(실질적인 가능성을 위한 동반자)'라는 문구의 머리 글자가 되었다. 이는 비영단체 AARP의 슬로건이기도 하다. AARP의 회원 혜택은 넓고 크고 다양하다. 우선 제휴를 맺은 보험사나 은행, 기업 등을 통해 시니어 건강보험은 물론 생명보험, 자동차 보험 등에 대한 자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고 가입 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호텔, 리조트, 렌털카 등 여행 관련 업계에서도 할인혜택이 있다. 쇼핑몰과 레스토랑 등 일상 생활 속의 서비스 할인도 많다. AARP 웹사이트에 가면 무료 재정 상담, 구인구직, 은퇴 설계, 시니어 이성 친구 만나기 등의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한 마디로 시니어를 위한 '종합 선물세트'다. 매달 잡지나 소식지도 보내준다. 이들 잡지는 내용도 훌륭할 뿐 아니라 미국에서 가장 구독자수가 많은 간행물에 속한다. 워싱턴 정가를 상대로 한 적극적인 로비도 AARP의 중요한 활동 중 하나다. 소위 미국 정치권을 좌지우지 하는 3대 로비단체라는 게 있다. 하나는 미국·이스라엘 공공 정책위원회(AIPAC: The American Israel Public Affairs Committee/ 1951년 설립)다. 막강한 유대인 파워를 발휘하는 곳이다. 또 하나는 전미총기협회(NRA: National Rifle Association/ 1871년 설립)다. 미국에서 끊임없이 총기사고가 나고 총기 소지 금지 주장이 비등하지만 끄덕도 않는 것은 이 단체의 강력한 로비 덕분임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그리고 나머지 하나가 바로 AARP다. AARP는 회원이 가장 많다. '표'의 위력이 막강하다. 또 회원이 많으니 돈도 많고 돈이 많으니 로비 자금도 풍부하다. 미국 비영리단체 관련 각종 데이터를 발표하고 있는 책임정치센터(Center for Responsive Politics) 자료에 따르면 1998년부터 2019년 올해까지 20년간 가장 많은 로비 자금을 사용한 비영리단체 톱10에 AARP가 9위에 올라 있다(표 참조). 상공회의소나 부동산협회, 병원, 제약업계 등 이익 실현의 목표가 뚜렷한 비영리단체들이 대부분인 가운데서 시니어 단체가 9위에 랭크돼 있다는 것만 봐도 AARP가 얼마나 로비에 열성적인가를 알 수 있다. AARP의 로비는 고령자의 이익에 반하는 법령을 제정하거나 개정하려는 움직임이 보이면 이를 저지하기 위해 공청회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의회에 압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또 소비자로서의 시니어 권리 획득과 확대에도 힘을 쏟는다. 기업의 부당한 대우나 노년에게 불리한 제도를 바꾸기도 한다. 2014년부터 AARP 최고책임자(CEO)로 일하고 있는 조 앤 젠킨스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50세 이상 세대는 좋은 삶을 정의할 때 전에는 넓은 집과 멋진 차, 훌륭한 직업을 중시했으나, 이제는 건강과 경제적으로 안정된 미래, 만족스러운 관계를 훨씬 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또 과거에는 물질적인 것으로 자신이 누구인지를 표현하고자 했다면 지금은 성취감을 주며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는 경험을 찾는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 AARP는 회원들의 그런 요구와 관심을 만족시키는 제품과 서비스, 프로그램을 계속 찾을 것이다." 이 말 속에 AARP의 역할과 활동 방향이 압축적으로 녹아있다. 어떤가. 50세가 넘었다면 AARP의 회원이 되어보는 게 1년에 16달러 회비가별로 아깝지 않을 것이다. (사족 : 어떻게 알았는지 필자가 만 50세 되는 해부터 줄곧 AARP 회원 가입을 권유하는 편지가 왔다. 미안할 정도로 자주. 7년을 그렇게 받다가 마침내 얼마전 회원 등록을 했다. 가입 선물로 자그마한 손가방까지 보내줬다.) AARP CEO 연봉은 미국 비영리단체 현황에 대한 광범위한 데이터를 발표하고 있는 책임정치센터(Center for Responsive Politics)에 따르면 워싱턴DC에 본부를 둔 주요 비영리단체 50곳의 최고경영자(CEO)들의 평균 연봉은 2016년 기준으로 182만달러였다. 각 단체마다 적게는 29만4285달러부터 최고 658만달러까지 천차만별. 2014년부터 AARP CEO를 맡고 있는 조 앤 젠킨스(Jo Ann Jenkins)는 2016년 한해 동안 97만3494달러를 받았다. CEO를 포함한 AARP 전체 임원들의 평균 연봉은 급여와 보너스를 합쳐 약 23만 달러였다. 젠킨스는 1994년부터 2010년까지 연방의회도서관에서 최고운영책임자(COO) 등의 다양한 경력을 쌓았고 2014년부터 AARP CEO로 일하고 있다. 노년의 삶에 대한 통찰력 있는 사색으로 유명한 그녀의 책 '나이듦, 그 편견을 넘어서기(원제 Disrupt Aging)'가 한국어로도 출간되어 있다. 이종호 논설실장 lee.jongho@koreadaily.com

2019-06-30

29개주에 61개…세계가 부러워하는 '미국의 자랑'

미국의 또 다른 자랑은 광활한 자연이다. 유럽이나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역사도 짧고 내세울만한 특별한 유적이나 유물도 적은 대신 미국엔 다른 어떤 나라도 갖지 못한 넓은 땅과 산과 바다가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미국적인 곳만 골라 지정한 곳이 국립공원이다. 퓰리처상을 받았던 미국 작가 윌리스 스테그너는 "국립공원은 미국이 지금까지 만들어낸 최고의 아이디어"라고 했다. 이는 지금도 미국 국립공원의 가치를 잘 드러내는 말로 회자된다. 2019년 6월 현재 미국의 국립공원은 모두 61개다(표 참조). 최초의 국립공원은 18대 대통령 율리시스 그랜트(재임 1869~1877) 때인 1872년 지정된 옐로스톤이다. 이는 미국 최초일 뿐 아니라 기록상 세계 최초의 국립공원이기도 하다. 가장 나중에 된 곳은 올해 2월에 지정된 인디애나주 미시간호 주변의 인디애나듄스 국립공원이다. 환경운동가이자 작가였던 존 뮤어(1838~1914)는 미국 국립공원의 아버지라 불린다. 그가 1903년 26대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재임: 1901~1909)와 함께한 3일간의 요세미티 캠핑은 미국 국립공원 역사를 바꿔놓은 역사적 이벤트로 꼽힌다. 이 캠핑에서 크게 감동 받은 루스벨트는 존 뮤어의 조언에 따라 연방차원의 국립공원 관리의 필요성을 공론화하고 전국 주요 명승지를 직접 관리하도록 했다. 그 때 연방내무부 산하에 설치됐던 공원관리 부서가 훗날 28대 우드로 윌슨(재임 1913~1921) 대통령 때인 1916년 확대 개편되어 지금의 연방공원관리국(NPS: US National Park Service)이 됐다. 1916년 8월 25일 설립된 NPS는 올해로 103년이 됐다. 직원 2만 여명에 자원봉사자도 24만 명이나 된다. NPS가 관리하는 전국의 공원은 국립공원 61곳을 포함해 모두 419개나 된다. 이들은 국립공원과 준국립공원 격인 내셔널모뉴먼트(National Monument)외에 국립사적지(National Historic Site), 국립전적지(National Battlefield), 국립해안(National Seashore), 국립레크리에이션지구(National Recreation Area) 등 다양한 캐터고리로 나뉘어져 있다. 국립공원을 가장 많이 보유한 주는 캘리포니아로 9개다. 그 다음 알래스카에 8개가 있고 유타 5개, 콜로라도 4개, 플로리다 3개 순이다. 국립공원을 하나라도 가진 주는 모두 29개다. 간혹 국립공원을 다녀 온 사람 중에 기대했던 것보다 별로라는 사람도 있다. 이유가 있다. 초창기 국립공원을 지정할 때는 빼어난 경치나 풍경을 가진 곳을 보호하는 것이 주목적이었지만 지금은 경치 외에도 자연생태적 가치가 큰 곳도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국립공원이 서부나 알래스카 등에 편중되어 있어 형평 차원에서 여러 주로 확대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61개 국립공원 중 어디가 더 좋은 곳인지를 수평 비교할 수는 없다. 저마다 특별한 매력이 있고 어디든 가볼 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순위 매기기를 좋아한다. 여행전문 사이트 디스커버러 블로그(blog.thediscoverer.com)는 접근성, 시설물, 볼거리, 하이킹 코스, 혼잡도 등을 비교해 방문하기 좋은 국립공원 '톱10'을 선정했다. 순서는 요세미티-글레시어-올림픽-마운트레이니어-옐로스톤-그레이트스모키마운틴-자이언-노스캐스캐이즈-그랜드티턴-로키마운틴 순이다. 61개 국립공원 개요 인기 국립공원 톱10 61개 국립공원 중 가장 방문객이 많은 곳은 그레이트스모키마운틴이다. 가장 발길이 뜸한 곳은 북극의 관문인 게이트오브아크으로 연간 1만명이 찾았을 뿐이다. 연방공원관리국 집계에 따르면 2018년 방문객 다수 국립공원 톱10은 다음과 같다. ①그레이트스모키마운틴:2018년 한 해 동안 1142만명 명이 찾았다. 95%가 삼림지대로 노스캐롤라이나와 테네시주에 있다. ②그랜드캐년:638만명이 방문했다. 유명세로만 따지면 미국의 대표 국립공원이라 할 만큼 세계적인 경관을 자랑한다. ③로키마운틴:459만명. 콜라도에 있으며 자연 생태계의 보고다. 만년설이 만들어낸 150개의 호수와 수백마일에 이르는 하이킹 코스가 유명하다. ④자이언:432만명. 유타주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거대한 붉은 사암들이 황홀한 절경을 빚어낸다. ⑤옐로스톤:411만명. 세계 최초의 국립공원이다. 50m 높이로 물기둥이 솟구치는 간헐천이 유명하다. ⑥요세미티:400만명. 존 뮤어가 '인간아 만든 어떤 것도 비교할 수 없다'고 극찬했을 만큼 풍광이 빼어나다. 지상 최대 단일 화강암이라는 엘캐피탄, 바가지 모양의 하프돔 등 볼거리가 많다. ⑦아케이디아:354만명. 메인주에 있는 해안 국립공원이다. ⑧그랜드 티턴:349만명. 아찔한 산봉우리 정상은 영화사 패러마운트사의 로고로 활용됐다. ⑨올림픽:310만명. 빙하로 덮인 산봉우리와 광대한 원시림이 특징. 다양한 기후대의 생태계를 볼 수 있다. ⑩글래시어:297만명이 찾았다. 캐나다 국경 근처 몬태나 로키산맥에 있는 빙하 공원. 이종호 논설실장 lee.jongho@koreadaily.com

2019-06-16

도시로 산으로 사막으로…닿지 않은 곳이 없다

가장 미국다운 것 하나만 꼽으라면 무엇일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고속도로라고 답하는 이도 적지 않을 것 같다. 멀리 갈 것도 없다. 중가주나 데스밸리 정도만 가 봐도 한국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길의 감동'에 젖어든다. 메마른 사막을 가로질러 끝도 없이 이어진 일직선 도로. 그 옆으로 웅혼하게 솟아 있는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거대한 봉우리들. 그 사이를 한 번이라도 달려 본 사람이라면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미국 땅이 얼마나 광활한지, 미국 길이 얼마나 대단한지. #. 미국 고속도로의 역사 최초의 북미 대륙 횡단도로는 1913년 완공된 링컨하이웨이(Lincoln Highway: 나중에 'US Route 30'이 됨)다. 샌프란시스코와 뉴욕을 잇는 장장 3893마일의 긴 길이다. 또 최초의 다차선 고속도로는 1925년 완공된 19마일 브롱스 리버 파크웨이(Bronx River Parkway)다. 파크웨이란 말 그대로 공원길이라는 뜻으로 중상류층의 여가생활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길이다. 나무가 있는 중앙분리대, 주변의 울창한 숲, 부드러운 곡선 코스가 특징. 이후 전국에 수많은 파크웨이가 건설되었지만 자동차의 목적이 점점여가보다는 목적지에 빨리 도착하는 것으로 바뀌어 가면서 '아름다운' 파크웨이보다는 '빨리 갈 수 있는' 진짜 고속도로의 필요성이 더 요구 되었다. 1940년 개통된 펜실베이니아 턴파이크(Pennsylvinia Turnpike)는 그런 분위기를 반영한 사실상 최초의 고속도로였다. 이 길이 개통되면서 운전자들은 해리스버그에서 피츠버그까지 약 160마일 거리를 1.5달러 통행료만 내면 2시간 반만에 달릴 수 있었다. LA 도심과 패서디나를 잇는 '아로요 세코 파크웨이(Arroyo Seco Parkway)' 역시 파크웨이에서 프리웨이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건설됐다. 1940년 개통된 이 길 또한 이름은 파크웨이였지만 캘리포니아 최초의 프리웨이로 건설되었기 때문이다. 이 도로는 2010년 '패서디나 프리웨이(110번 스테이트 하이웨이)'로 개명됐다. #. 프리웨이와 하이웨이 미국의 고속도로는 크게 주간(州間) 고속도로(Interstate Highway), 연방 고속도로(US Highway), 주 고속도로(State Highway), 카운티 고속도로(County Highway) 4단계로 나뉜다. 하지만 하이웨이라고 해서 모두 고속도로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하이웨이라 하면 연방국도나 주도(州道) 등의 간선도로를 지칭할 때가 많다. 앞에서 말한 링컨하이웨이나 1926년 완공된, 일리노이 시카고에서 캘리포니아 샌타모니카까지 이어지는 2448마일의 윌 로저스 하이웨이(Will Rogers Highway: 'US Route 66'으로 더 유명하다)와 같이 본격적인 주간 고속도로가 생기기 훨씬 전부터 있었던 국도를 하이웨이라 불렀기 때문이다. 미국, 특히 서부에서 고속도로를 지칭할 때는 프리웨이(Freeway)가 더 일반적이다. 동부 등 지역에 따라 고속도로를 익스프레스웨이(Expressway)라고 부르거나 일부 유료 고속도로를 턴파이크(Turnpike)라 부르는 곳도 있다. 프리웨이라는 명칭은 통행료를 받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붙여졌겠지 하는 이들도 있지만 원래는 일체의 교차로나 신호등이 없는 길, 즉 보행자로부터 자유로운 길이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런 의미에서 사실상 최초의 프리웨이는 앞에서 말한 '110번' 패서디나 프리웨이다. 캘리포니아에선 1950년대 중반까지 대부분 지역에 지금같은 프리웨이가 건설됐다. 전국 각 주를 잇는 주간 고속도로 건설은 1956년 아이젠하워 대통령 때 관련 법안이 통과되면서 본격화됐다. 당시 전국적으로 초단기간에 고속도로가 건설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자동차 업계의 로비가 절대적으로 작용했다. 또 냉전시대를 지나면서 '고속도로는 국가 안보에 결정적으로 중요하다'는 인식도 고속도로 건설 속도를 더하게 했다. 실제로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고속도로를 미국 국방력을 향상 시키는 잠재력이라 믿었고, 미국이 공격받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고속도로를 이용해 군대를 신속하게 이동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당시 고속도로 건설사업 이름도 '국가방위 고속도로 시스템(National Defense Highway System)'이었다. 2018년 12월 31일 현재 미국의 주간 고속도로 총 길이는 4만2793마일이다. -------------------------------------------------------------------------------- 알면 재미있어요 홀수는 남북, 짝수는 동서 방향 고속도로 1. 속도 제한이 엄격하다 미국 고속도로는 지역마다 속도 제한이 엄격히 적용된다. 보통 도시 지역은 시속 55~65마일이 상한이다. 차량이 드문 외곽 지역은 시속 70마일까지도 올라가며, 주에 따라 75~80마일까지 최고속도를 허용하는 곳도 있다. 요즘은 차량 성능이 좋다보니 조금만 밟아도 쉽게 제한속도를 넘기기 때문에 단속 경찰도 10마일 정도 초과되는 것은 봐주기도 한다. 하지만 잡자 들면 잡힐 수도 있는 것이 속도위반이고, 무엇보다 안전을 위해서라도 제한속도 준수는 꼭 필요하다. 2. 휴게소가 없다 미국 고속도로는 운행 도중 먹고 마시기 위한 시설, 즉 한국같은 휴게소가 없다. 물론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간간이 'Rest Area'라고 적혀있는 휴게소가 나오기는 한다. 하지만 막상 들어가보면 안내 게시판과 벤치, 자판기 몇 개, 그리고 화장실이 전부다. 그야말로 급한 볼 일만 보고, 기지개나 한 번 켜고 가라는 곳이다. 그러면 몇 시간씩 차를 달려온 피곤한 운전자들은 어디서 쉬란 말일까. 그럴 땐 고속도로에서 빠져나가면 된다. 주유소나, 편의점, 맥도널드 같은 안내 표지판을 보고 인근 출구로 나가면 곧바로 휴게소 역할을 대신하는 그런 가게들이 나온다. 3. 고유 번호가 있다 미국의 모든 도로에는 고유 번호, 즉 숫자가 붙는데 나름대로 규칙이 있다. 우선 주와 주를 잇는 주간 고속도로는 한자리나 두 자리 숫자로 되어 있으며, 홀수는 남북 방향, 짝수는 동서 방향을 나타낸다. 남북 노선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갈수록 번호가 높아진다. 예를 들면 서쪽 끝 캘리포니아에서 워싱턴주까지 남북으로 이어지는 고속도로는 I-5, 반대로 동쪽 끝 플로리다에서 메인주까지 이어지는 도로는 I-95이다. 여기서 I는 Interstate의 첫 글자이며 '아이 파이브', '아이 나인티파이브' 식으로 읽는다. 참고로 본토에서 떨어진 알래스카주의 고속도로는 A로 시작하고 하와이는 H로 시작한다. 동서로 이어지는 고속도로는 남에서 북으로 갈수록 번호가 높아진다. 맨 남쪽 캘리포니아에서 플로리다까지 이어지는 대륙횡단 고속도로는 I-10, 그리고 북쪽 워싱턴주에서 매사추세츠주까지 연결된 고속도로는 I-90이다. 이상 표참조> 4. 세 자리 숫자 지선 고속도로 한 두자리의 메인 고속도로 외에 I-405, I-710같이 세 자리 숫자가 붙는 지선(Auxiliary) 고속도로도 있는데 이는 메인 고속도로 건설 이후 새로 생긴 도시를 연결하기 위해서, 혹은 메인 고속도로가 도심을 통과할 경우 교통량을 분산시키기 위해서 건설된 도로를 말한다. 여기서 백 단위가 홀수이면 본선에서 빠져나와 다른 도시로 이어지는 도로이고, 짝수이면 본선에서 나와 우회한 후 다시 본선으로 합류되는 도로다. 세 자리 숫자에서 1자리나 10자리 수는 메인 고속도로 번호를 말한다. 예를 들면 I-405를 보면 이 길은 5번 고속도로에서 빠져나와 우회한 후 다시 I-5와 연결되는 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찬가지로 I-710은 10번 고속도로에서 뻗어나온 길이지만 다시 I-10으로 합류하지 않고 인근 도시인 롱비치로 연결되는 길이다. 5. 출구 번호의 의미 고속도로의 출구 번호는 순차적으로 일련 번호를 붙이는 경우와 특정 기점으로부터의 거리를 나타내는 경우 두 가지가 있다. 캘리포니아나 뉴욕주 등 일찍 고속도로가 건설된 고은 일련번호로 출구번호가 매겨진 경우가 많다. 대신 중부 등 신규 노선이 많은 곳의 출구 번호는 대개 그 주가 시작되는 경계선부터의 거리를 나타낸다. 예를 들어 'EXIT 230'이라 되어 있으면 그 주의 끝에서부터의 230마일 거리라는 뜻이다. 거리 계산 기점은 해당 주의 서쪽 혹은 남쪽 경계선부터다. 또 1마일 이내에 출구가 2개 이상일 경우 EXIT 630A, EXIT 30 B 등으로 뒤에 알파벳을 붙여 구별한다. 이종호 논설실장

2019-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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